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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보도

[판례평석] 이혼소송 및 별거 중 자녀에 대한 미성년자약취·유인죄 성립

본문

 대법원 2025. 6. 12. 선고 2024도17056 판결


△ 최정욱 변호사

△ 최정욱 변호사

1. 사안의 개요

이 사건 사실관계는 아래와 같다(본 글 쟁점과 관련된 것은 미성년자유인죄 공소사실에 대한 것이므로 이에 대한 사실관계만 적시한다).

가. 피고인은 배우자인 피해자 B(여, 37세)과 2019년 7월 10일 혼인신고를 하고 현재 이혼소송 중으로 2022년 2월경부터 별거하는 관계이고, 피해자 C(2세), 피해자 D(1세)은 피고인과 피해자 B의 친자녀이다.

나. 피고인은 별거 뒤 B와 자녀들에 대한 문제 외에는 대화하지 않다가 2022년 3월 25일 양육비 산정기준표를 보내면서 양육비를 제외한 생활비 지급을 중단하였다. 같은 해 4월 7일 협의이혼 조건으로 B가 자녀 양육을 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으며, 10일경 피고인에게 그와 같은 조건으로 협의이혼 서류를 제출하러 법원에 함께 가자고 하였다.

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은 2022년 4월 11일 오전 11시경 고양시 일산서구 G에 있는 H 어린이집에서 사실은 B과 아무런 협의가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C, 피해자 D을 돌보고 있던 어린이집 보육교사 I에게 “아이들과 놀아주려고 한다” “아이들 엄마와 함께 꽃구경 갈 것이다”는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들을 하원시켜 데리고 갔다.

라. 이에 B는 피고인을 형법 제287조 미성년자유인죄로 고소하였다.


2.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 쟁점은 ① 미성년자유인죄 성립에 있어 기망 또는 유혹을 수단으로 하는 ‘유인’이 반드시 미성년자 본인에게 행해져야 하는지 여부 ② 이혼소송이 제기되지 않은 시점에서 별거 중인 부부 일방 당사자가 자녀들을 기망으로 데려간 경우 이혼 소송에서 피고인이 임시 양육자로 지정되었더라도 미성년자유인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이다.


3. 원심 및 대법원의 판단

가. 미성년자 본인이 반드시 ‘유인’ 대상이어야 하는지

원심은 미성년자유인죄상 ‘유인’은 기망 또는 유혹을 수단으로, 미성년자를 꾀어 현재 보호상태로부터 이탈케 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사실적 지배 하로 옮기는 행위를 의미하고(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도2980 판결), 여기에서 기망 또는 유혹은 반드시 미성년자 본인에게 행하여 질 것을 요하지 않고 그 보호감독자에 대하여 행하여져도 무방한바(한편 유혹은 반드시 미성년자 본인에 대하여 행해져야 한다는 견해가 있으나, 어떤 견해에 의하여도 ‘기망’은 보호감독자에 대하여 행하여져도 무방하다는 결론에는 영향이 없다), 어린이집 보육교사 I는 이 사건 당시 B로부터 피해자들에 대한 보호·감호권을 위임받아 피해자들의 보호감독자의 지위에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설령 피해자들이 당시 의사능력이 없었더라도 위 피해자들은 I에 대한 기망에 의한 미성년자유인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할 것이어서(나아가, 피고인 I에 대한 언동은 피해자들이 당시 B에 의하여 양육되고 있다는 점과 피고인이 피해자들의 양육자를 변경하기 위하여 피해자들을 데리고 간다는 피고인 의도를 묵비한 것으로서 I에 대한 기망행위로 평가하기 충분하다) 미성년자유인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고, 대법원은 이를 확정하였다.

나. 미성년자유인죄가 성립하는지

원심은 “자녀들을 데려간 사실을 알게 된 후 B은 피고인에게 연락하여 ‘그렇게 데리고 가면 어떻게 하냐’ ‘나한테 이렇게 해야 당신 속이 후련해?’라는 등으로 항의한 점, B은 2022년 4월 26일 피고인을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하였고, 같은 해 5월 4일 피고인을 이 사건으로 형사 고소하여 피고인의 행위를 공적으로 문제 삼았는바, 이후 쌍방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만으로 B이 자신의 감호권 회복을 시도하지 않았다고 할 수 없고, 그날 이후로 자녀들은 강화도나 파주시 등지에서 피고인이나 피고인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B이 자녀들을 만나려면 피고인과의 일정 조율이 필요하게 된 점, 피고인과 B 사이의 이혼 사건에서 임시양육자 등을 정하는 사전처분이 이루어진 것은 2023년 9월경으로 범행 이후인데다가, 그 결정은 같은 해 6월 26일 자 양육환경조사보고서를 기초로 한 것인데, 이에 의하면 B은 경제적 여건 등을 고려하여 양육자 지정에 관한 의사를 바꾼 것으로 파악되고, 미성년 자녀 양육환경이 재차 변경되는 것은 자녀들 복리에 반할 위험성이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이며, 그 결정만으로 이 사건 미성년자유인 범행 이전 B이 자녀들을 대부분 양육하였음이 부정되는 것도 아닌 점, B의 그동안의 자녀 양육과 관련하여 뚜렷한 문제점이 확인되지 않고, 이는 원심 증인들의 증언 등을 통해서도 마찬가지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미성년자유인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미성년자가 보호감독자나 그로부터 보호감독을 위임받은 자의 사실적 지배하에 있는 경우는 그들도 이러한 기망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한편, 미성년자를 보호·감독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보호감독자의 보호·양육권을 침해하거나 자신의 보호·양육권을 남용하여 미성년자 본인의 이익을 침해하는 때에는 미성년자유인죄의 주체가 될 수 있으므로, 부모가 이혼하였거나 별거하는 상황에서 미성년 자녀를 부모 일방이 평온하게 보호·양육하고 있는데, 상대방 부모가 기망 또는 유혹을 수단으로 하여 미성년자나 보호감독자를 꾀어 자녀를 자기 또는 제3자의 사실상 지배하에 옮긴 경우, 그와 같은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미성년자에 대한 유인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13. 6. 20. 선고 2010도1432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① 피고인과 B은 지속적으로 갈등을 겪다가 2022년 3월 14일부터 합의하여 별거하기에 이르렀고, 이전부터 자녀인 피해자들의 양육을 대부분 전담하던 B이 그 무렵부터 기존 주거지에서 단독으로 피해자들을 양육하게 된 점 ② 피고인은 같은 해 4월 11일 B에게 피해자들의 양육상태의 변경 등에 관한 의견을 구한 바 없이 피해자들을 돌보고 있던 어린이집 보육교사 C에게 “아이들과 놀아주려고 한다, 아이들 엄마와 함께 꽃구경 갈 것이다”는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들을 하원시켜 데리고 갔으며, B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을 B에게 인도하지 아니한 채 B와 피해자들의 자유로운 만남도 제한한 점, ③ 당시 B의 피해자들에 대한 양육이 피해자들의 복리에 현저히 반한다고 단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도 없는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B의 피해자들에 대한 보호ㆍ양육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미성년자유인죄를 구성한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고,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미성년자유인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4. 평석

형법 제287조에 규정된 미성년자약취·유인죄 입법 취지는 심신 발육이 불충분하고 지려·경험이 풍부하지 못한 미성년자를 특별히 보호하기 위하여 그를 약취·유인하는 행위를 처벌하려는데 그 입법 취지가 있으며, 미성년자의 자유 외에 보호감독자 감호권도 그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도7115 판결 참조), 미성년자약취죄처럼 폭행, 협박 또는 불법적인 사실상의 힘을 수단으로 사용하여 피해자를 그 의사에 반하여 자유로운 생활관계 또는 보호관계로부터 이탈시켜 자기 또는 제3자의 사실상 지배하에 옮기는 행위로, 불법적 유형력 등이 개입되어 부모라고 하더라도 그 불법성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려운 것은 별론으로 하고, 미성년자유인죄가 보호감독자 감호권을 보호함에 있어 그 입법 시점부터 일방 배우자에 대한 처벌을 염두하고 입법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형법 제287조 ‘유인’과 동일한 의미로 규정된 특별법인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미성년자 ‘유인’은 부모도 보호대상으로 규정하거나 부모 등 보호감독자를 제외한 제3자를 처벌대상으로 삼으며, 미성년자유인죄를 규정한 형법 제287조가 10년 이하 징역만을 정하고 있어 벌금형 선고가 불가능하다는 점, 자녀 양육 목적, 복리 외에 다른 불법적 고의가 없는 일방 배우자의 보호·양육권 남용이라는 기준이 성립하기 어렵고, 보호·양육권 행사나 남용이 미성년자 본인 이익을 침해한다고도 볼 수 없다는 점 등을 종합 고려하면, 이혼소송이나 별거 중인 일방 배우자는 미성년자유인죄의 처벌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대상 판결에서도 언급한 ‘2010도14328 전원합의체 판결’도 미성년자를 국외로 이송하여 보호감독권을 침해하였지만 보호·양육을 계속 유지한 상태에 해당한다고 하여 약취행위로 불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며, 만일 국외이송 등 방법으로 물리적 거리로 인해 보호감독권이 중대하게 침해되었다면 국외이송약취·유인죄 등으로 처벌하면 될 것이지 형법 제287조를 적용하여 광범위하게 실상은 가사 사건을 형사처벌 범주에 포함되도록 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최근 이혼소송 전후로 친권 및 양육권을 지정받기 위해 일방 배우자가 자녀들을 선제적으로 지배하에 두고 미성년자약취·유인죄 고소를 남발하는 현실에서 자녀 양육을 하고자 하는 부모를 무분별하게 형사처벌 위험에 놓이게 할 것이 아니라 조기의 양육환경조사를 통한 임시 양육자 지정, 유아인도 등 사전처분과 이를 따르지 않는 행위에 대한 불이익을 법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정욱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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